2020년 부산교구 부활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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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희망으로 이 어려움을 극복합시다

새 희망을 갖고 시작한 2020년, 생각지도 못한 <코로나 19>로 인해 우리 뿐 아니라 전 세계가 크나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바이러스가 창궐한 지 두 달이 훨씬 넘었지만 조금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질 않습니다. 우리나라만 많은 분들의 노력과 희생으로 어느 정도 회복되었지만 아직 안심할 단계가 아닙니다. 학교의 개학은 무기한 연기되었고, 모든 집회도 금지되었습니다. ‘이런 어려움이 이전에도 있었나?’할 정도입니다. 사회, 경제, 정치, 종교 등 모든 분야에서 다들 힘들어 하고 있습니다. 불철주야로 수고하시는 의료진과 봉사하시는 분들과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잘 인내하시면서 협조하시는 국민 여러분들에게 감사와 찬사를 드립니다. 더불어 이번 <코로나 19>에 감염되어 세상을 떠나신 분들과 아직도 병원에서 고통을 받고 계시는 환자분들, 경제적 타격을 입고 힘들어하시는 여러분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드립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이 어려운 시기에 우리 교회는 주님 부활 대축일을 맞았습니다. 십자가 위에서 비참하게 돌아가신 예수님께서 죽음을 이기시고 사흘 만에 부활하신 것을 경축하는 날입니다. 스승 예수님의 비참한 죽음을 체험한 제자들은 모두 실망에 빠져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셔서 그들 앞에 나타나셨고 제자들은 그분을 만나 다시 자신들의 삶을 되찾았습니다. 그뿐 아니라 죽음보다 더한 고통을 딛고 일어나 제자들은 ‘예수님이 다시 살아나셨다’는 ‘기쁜 소식’을 온 세상에 전했습니다. 그 ‘기쁜 소식’이 오늘날 교회의 존재 이유이고, 교회의 사명입니다.
예수님의 부활로 말미암아 죽음이 죽음으로 끝나지 않고, 우리는 새롭고 영원한 삶으로 나아가리라는 것을 우리는 믿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부활이 우리의 부활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고통과 어려움도 그것으로 끝나지 않고 ‘보다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가는 길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번 어려움을 통해 우리는 잃은 것도 많지만 새롭게 얻고 깨달은 것도 많습니다. 우선 ‘인간의 나약성’입니다. 그동안 우리는 과학과 문명의 첨단 시대에 살아왔고, 이 엄청난 발전을 통해 우리의 능력으로 무엇이나 다 할 수 있다는 교만함을 가졌습니다. 그러나 이번 사태에서도 보듯이 눈에도 보이지 않는 미물 바이러스로 인해 전 세계가 멸망의 길을 걷고 있는 듯한 사태를 보고는 인간은 그야말로 ‘나약하고 하찮은 존재’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너무나 쉽게 감염되어 사망하는 것을 보고 현대 의학의 한계를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번 <코로나 19>는 우리의 민낯을 드러내게 했습니다. 사실 지금까지 우리는 마치 강하고 불가능이 없는 것처럼 앞만 보고 전속력으로 달렸습니다. 우리 주위에서 부르짖는 가난한 사람들과 몸살을 앓고 있는 지구의 신음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생태계 파괴에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이제 그 아픔들이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지난 시간의 모든 일상들이 저절로 주어지고 당연한 것으로 알았습니다. 그러나 삶이 제한되고 통제되고 보니 그 모든 것들이 저절로 오는 것이 아니고 큰 은혜이고 행복이라는 것도 알았습니다. 그동안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지는 그 모든 것에 감사함을 많이 잊고 살았습니다.

하지만 이런 아픈 체험들을 통해서 우리는 한층 더 성숙해질 것입니다. 가족과 이웃의 귀중함을 알 것이고, 더 절제하고 아낄 것입니다. 생태계와 자연환경에도 더 많은 관심을 쏟을 것입니다.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신 예수님의 은혜로 우리가 겪고 있는 이 모든 것이 보다 큰 은혜로 다가오길 기도합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서로 위하고 격려하면서, 사랑과 희망으로 우리에게 닥친 이 어려움을 이겨냅시다. 지금 아파하는 우리 이웃들을 사랑으로 보듬어주고 희망을 전하도록 합시다. 주님께서는 우리를 죽음과 고통의 구렁텅이에 버려두지 않으시고 이끌어주실 것입니다. 꼭 그렇게 되기를 바라고 기도합니다. 이 어려운 시기라 빨리 지나가기를, 그리고 전 세계가 평정을 되찾고 이전의 삶을 회복하기를 부활하신 주님께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우리 모두 꼭 이 어려움을 이겨낼 것입니다.

천주교부산교구장 손삼석 요셉 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