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청주교구 부활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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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워하지 마라”(마태 28,5.10).

1. 오늘은 주님 부활 대축일입니다. 교구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확산으로 지난 2월 24일부터 무려 여섯 주간 동안이나 신자들과 함께 하는 평일 미사와 주일 미사를 중단하였습니다. 그리고 급기야는 성삼일 미사와 전례, 부활대축일 미사마저 중단되는 한국천주교회 236년 역사에 초유의 사태를 맞이하였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의 슬픔과 아픔을 불쌍히 보시고 하루빨리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을 종식시켜 주시어 평화로운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는 은혜 내려주시기를 기원합니다.

2. 부활신앙은 두려움을 떨쳐냅니다. “두려워하지 마라!”(마태 28,5.10). 이 말씀은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첫 새벽 먼동이 트기 전 무덤을 찾아갔던 여인들에게 천사가 나타나 하신 첫 말씀입니다(마태 28,5). 또한 이 말씀은 부활 날 첫 새벽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여인들에게 친히 다가와 하신 말씀입니다(마태 28,10). 우리는 많은 것을 두려워하며 삽니다. 그중에서도 우리 모두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우리가 언젠가 한 번은 맞이하게 될 죽음입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우리 모두의 부활의 보증이며 확증입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세상종말의 날에 있을 육신의 부활과 영원한 삶을, 역사 안에 앞당겨 보여준 희망의 사건입니다. 사도신경에 함축된 그리스도교 신앙고백의 절정은 육신의 부활과 영원한 삶을 믿는 것입니다(가톨릭교회교리서, 988항 참조). 부활신앙은 죽음의 두려움을 떨쳐냅니다. 예수님의 부활로 그리스도인은 언젠가 한 번 맞이할 죽음 앞에서도 부활의 희망을 품고 두려움 없이 평안히 세상을 떠날 것입니다. 우리가 “그분과 함께 죽었으니 그분과 살 것”(로마 6,8; 2티모 2,11)을 확실히 믿기 때문입니다.

3. 부활신앙은 시련을 견디어 냅니다. 죽음보다 삶이 더 두려운 때가 있습니다. 최근 걷잡을 수 없이 만연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확산으로 세계는 두려움과 공포에 휩싸여 있습니다. 더욱이 코로나바이러스에 직격탄을 맞은 우리 사회에 충격과 혼돈 속에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특히 일용직 노동자들, 소상공인들, 중소기업인들 중에 파산과 생계의 심각한 위협으로 죽음보다 삶이 더 두려운 분들이 적지 않으리라 사료됩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하느님 사랑의 증표입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죄인이며 나약한 우리를 위한 지고한 하느님 사랑의 결실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죽음과 부활로 하느님 사랑이 죄와 죽음보다 더 강함을 입증하셨고 새 생명의 길을 열어주셨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는 우리가 처한 환경을 쳐다보지 말고 우리를 지극히 사랑하시는 전능하신 하느님을 바라보아야 할 것입니다. 당신의 아들 예수님을 아낌없이 내어주시어 그분의 죽음과 부활을 통하여 우리에게 부활의 영광을 허락하신 하느님께 우리의 시선을 두어야 할 때입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이들, 그분의 계획에 따라 부르심을 받은 이들에게는 모든 것이 함께 작용하여 선을 이룬다는 것을”(로마 8,28) 굳게 믿고 혹독한 시련을 견디어 내야 할 것입니다. 하느님의 지극한 사랑의 확증인 부활신앙은 우리에게 역경을 딛고 일어설 용기와 힘을 줄 것입니다.

4. 우리는 주님 부활의 증인입니다. 최근 우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이 무섭게 확산되는 두려움과 공포의 현장에서 환자들의 생명을 살리고 고통을 덜어주기 위하여 헌신하는 의료인들과 자원봉사자들의 모습에서 빛을 보았습니다. 위대한 인간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우리는 세상의 빛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사랑의 등불, 희망의 등불을 밝혀야 합니다. 우리는 두려움과 절망 중에 있는 이웃에게 따뜻한 형제애를 베풀고 배려하는 희생을 통하여 사랑의 빛을 비추어야 하겠습니다.
예수님은 죽음과 부활을 통하여 세상의 빛이 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수난과 죽음의 거룩한 희생으로 우리에게 참된 생명의 빛을 주셨습니다. 부활신앙은 우리에게 두려움을 떨쳐버리고 인내하며 끊임없이 사랑을 선택하도록 독려하고 다그칩니다. 우리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을 내어주고 가진 것을 나누는 사랑의 실천으로 주님 부활의 증인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5. 예수님의 부활은 언제나 우리 신앙의 굳건한 토대요 희망의 원천입니다. 깊은 부활신앙이 가져다주는 열매는 기쁨과 희망입니다. 부활대축일을 축하드리며 부활의 기쁨과 희망이 신자여러분의 가정과 이 땅에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2020년 4월 12일
주님 부활 대축일에
청주교구장 장 봉 훈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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