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춘천교구 부활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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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 28, 20)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부활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마침내 예수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셨습니다. 그분을 통해, 그분 안에서 생명이 죽음을 이겼고, 빛이 어둠을 몰아냅니다. 십자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우리를 사랑하신 그분을 통해 이제 우리는 새로운 희망을 노래합니다. 그 희망은 인간적인 희망이 아니라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항상 우리와 함께하신다는 믿음에 바탕한 희망입니다. 그래서 이천 년 전 부활의 빛을 세상에 비추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오늘 우리에게도 그 빛을 비추시며 말씀하십니다.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 28, 20)

   삶의 어둠과 힘겨움 속에 살아가던 사람들에게 부활하신 주님께서 우리와 항상 함께 계시겠다고 약속하십니다. 그러니 “주님 안에서 늘 기뻐하십시오.”(필리 4, 4) 세상 온갖 어둠을 이긴 빛이 이제 우리에게 비춰집니다.

  이런 의미에서 “주님의 빛 속에 걸어가자”(이사 2, 5)라는 주제로 맞이한 춘천교구 설정 80주년은 더더욱 우리에게 뜻깊게 다가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가는 길이 무엇보다 주님 부활의 빛 속에서 걸어가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이 부활의 빛은 어둠이 없는 빛이 아니라, 어둠을 이기고 승리한 빛입니다. 그러하기에 믿음과 희망과 사랑을 간직하며 주님의 빛 속에 걸어가는 길 위에 그 어떤 형태의 어둠도 우리를 막지 못할 것입니다.  

  이렇게 주님의 빛 속에 걸어간다는 것은 또한 동시에 매 순간 우리가 내딛는 발걸음마다 새로운 결단과 선택을 요청합니다. 특별히 80주년을 맞아 우리가 살아가기로 다짐했던 것들을 매 순간 살아가도록 합시다. “남들이 바뀌길 바라기에 앞서 나부터 먼저 바뀌자, 서로가 그리스도의 지체임을 알고 사랑으로 하나 되자, 이미 받은 은총에 감사하며 신앙의 기쁨을 전하자”는 세 가지 실천 사항들을 통해 부활의 기쁨이 80주년을 살아가는 우리의 삶 속에 진정으로 녹아들길 바랍니다. 이를 통해 부활의 기쁨이 다가옴에 대해 감사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그 기쁨을 살아가며 함께 나누는 모습을 간직해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특별히 이번 부활을 맞이하며 지속적인 기도와 도움이 필요한 분들이 있음을 다시금 상기시켜드리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지난 4월 초에 동해안 지역에서 있었던 산불로 인해 많은 아픔과 상실의 고통을 느끼고 계실 분들을 위하여 계속 관심과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사람들이 더 이상 그분들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을 때가 어쩌면 가장 기도와 도움이 필요한 때인지도 모릅니다.
  또한 민족의 화해와 참다운 일치를 위해서도 기도와 관심을 바랍니다. 교구설정 80주년을 살아가며 감사하는 이 시간 속에서 특별히 우리 교구에 속해있는 북강원도의 북녘 동포들도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남과 북의 모든 사람들이 함께 모여 주님께 감사드릴 수 있도록 참된 평화를 청하며 중단없는 관심과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80주년을 맞은 우리가 주님의 빛 속에 걸어가는 이 길이 결코 혼자 걷는 길은 아닐 것입니다. 사제, 수도자, 평신도가 모두 하나 되어서 걷는 길이며, 무엇보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우리와 함께 걸으시는 길입니다. 그분 부활의 빛이 늘 우리의 발걸음 마다 비춰지길 청하며, 부활의 기쁨이 사랑하는 신자 여러분의 모든 순간 속에 항상 머물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2019년 부활절에
천주교 춘천교구장 김운회(루카) 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