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문헌
2015-06-24 00:00
11
2015년 제36차 세계 관광의 날 담화
  • 발표일 : 2015-06-24

교황청 이주사목평의회
2015년 세계 관광의 날 담화
(2015년 9월 27일)

“10억 명의 관광객, 10억 번의 기회”

1. 세계 여행 관광객 10억 명 도래라는 상징적인 장벽을 넘어선 것은 2012년이었습니다. 이제 관광객 수가 점점 증가하여, 2030년에는 20억 명이라는 새로운 문턱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예상됩니다. 이 자료에는 훨씬 더 많은 지역 관광객 수가 포함되어야 합니다.

세계 관광의 날을 맞이하여 우리는 이러한 통계가 제기하는 기회와 도전들에 집중하고자 하며, 이를 위하여 세계관광기구가 제안한 “10억 명의 관광객, 10억 번의 기회”라는 주제를 우리 담화의 주제로 삼고자 합니다.

이러한 성장은 이 세계적 현상에 관련된 모든 분야에, 곧 관광객, 기업, 정부, 지역 공동체에, 그리고 물론 교회에도 도전을 제기합니다. 그 무엇보다도 10억 명의 관광객은 반드시 10억 번의 기회로 여겨야 합니다.

이 담화는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공동의 집을 돌보는 것에 관한 회칙 「찬미받으소서」(Laudato si’)1)를 발표하시고 나서 며칠 뒤에 발표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 회칙의 내용을 깊이 숙고하여야 합니다. 이 회칙은 우리가 관광 세계에 관심을 가지고 따라야 할 중요한 지침을 알려 주기 때문입니다.

2. 우리는 변화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이동하는 방법이 변하고, 그 결과로 여행의 경험도 변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만남과 나눔 그리고 비교를 통하여 자신의 가장 감춰진 부분들을 다시 일깨우려는 다소 의식적인 바람을 가지고 자기 나라에서 다른 나라로 여행을 떠납니다. 갈수록 더욱더, 관광객은 색다른 것을 직접 부딪쳐 보려고 합니다.

이제 ‘관광객’이라는 고전적인 개념은 사라지고 있으며, 오히려 ‘여행자’라는 개념이 더 강해지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어떤 곳을 방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어떻게 해서든 그 곳에 필요한 일부가 되려는 것입니다. ‘세계의 시민’이 생겨난 것입니다. 더 이상 보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 속하는 것이고, 둘러보는 것이 아니라 경험하는 것이며, 더 이상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참여하는 것입니다. 만나는 것들과 만나는 사람들을 존중하지 않고서는 안 되는 일입니다.

최근 회칙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경탄과 경이에 열려”있는 마음으로 자연에 접근하고 “세상과의 관계에서 우애와 아름다움의 언어”(「찬미받으소서」, 11항)로 말하라고 우리를 초대하십니다. 이는 우리가 방문하는 곳과 사람들에 대한 올바른 접근입니다. 이는 10억 번의 기회를 잡아 훨씬 더 많은 열매를 맺는 길입니다.

3. 이 분야의 기업들은 가장 먼저 공동선을 추구하는 데에 힘써야 합니다. 기업의 책임은 크며, 이는 관광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업이 10억 번의 기회를 잘 이용하려면 이러한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 궁극적 목적은 이윤을 추구하는 것보다 여행자들이 바라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그 길을 제공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기업들은 사람과 환경을 존중하면서 이 일을 하여야 합니다. 사람들의 얼굴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관광객들을 단순히 통계 수치나 수입의 원천으로 격하시킬 수는 없습니다. 온갖 관광 사업은 사람들과 함께 그리고 사람들을 위하여 모색하고 실행하며 사람들에게 그리고 지속 가능성을 위하여 투자를 하여, 우리 공동의 집을 존중하며 일할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4. 더불어, 각국 정부는 법률을 준수하며, 개인의 존엄과 공동체와 지역을 보호할 수 있는 새로운 법률을 제정하여야 합니다. 단호한 태도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또한 관광  분야에서 여러 국가의 당국자들은 지역 공동체들과 여행객들을 위하여 세계적 사회경제 관계망을 형성하는 공동 전략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이는 상호 작용으로 생겨나는 10억 번의 기회를 긍정적으로 활용하자는 것입니다.        

5. 이러한 관점에서 지역 공동체들도 그들의 경계를 개방하여, 지식에 대한 갈증으로 호혜적 풍요와 공동 성장을 위한 특별한 기회를 찾아 다른 나라에서 오는 이들을 환대하라는 요구를 받습니다. 환대하는 것은 환경적, 사회적, 문화적 잠재력이 열매를 맺게 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발전시키고, 지역의 가치를 발휘하게 합니다. 특히 여전히 개발 도상에 있는 국가들에게 진보를 위한 10억 번의 기회를 줍니다. 관광의 증대, 특히 가장 책임감 있는 형태로 관광을 늘리는 것은 특수성과 역사와 문화로 튼튼해진 미래를 향하여 나아갈 수 있도록 해 줍니다. 소득을 창출해 내고 특수한 유산을 증진시키는 것은 관광객을 맞이하는 공동체의 존엄을 강화하는 데 유용한 자긍심과 자존감을 일깨워 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관광객들을 위하여 그 지역과 전통과 정체성을 저버리지 않도록 언제나 배려하여야 합니다.2)  “더 큰 책임감, 더 강한 공동체 의식, 특별한 보호 능력, 더 많은 창의력, 자기 땅에 대한 깊은 사랑”이 바로 그 지역 공동체 안에서 자라날 수 있습니다. 지역 공동체들은 “자신들의 자녀와 손자들에게 남겨 줄 것에 대해서도 생각합니다”(「찬미받으소서」, 179항).

6. 10억 명의 관광객이 잘 받아들여진다면, 그들은 온 세계를 위한 번영과 지속 가능한 발전의 중요한 원천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관광의 세계화는 개인과 집단의 시민 의식을 높여 줍니다. 여행객은 저마다 세계를 둘러보는 더욱 올바른 기준을 갖고서 지구를 지키는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됩니다. 10억 명으로 불어난 개개인의 노력은 커다란 혁신을 가져올 것입니다. 

여행은 진실에 대한 갈망을 품고 있습니다. 그러한 갈망은 자기 스스로 맺은 관계에서 실현되며 방문한 공동체에 관여하면서 드러나게 됩니다. 서로 거리를 두고 인간미 없는 관계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가상 세계에서 벗어나 다른 이들과의 참된 만남을 다시 찾으려는 욕구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또한 나눔의 경제는 인간성과 형제애를 키우고 상품과 서비스의 공정한 교환을 창출할 수 있는 관계망을 형성하게 합니다.

7. 관광은 교회의 복음화 사명을 위한 10억 번의 기회로 드러나기도 합니다. “참으로 인간적인 것은 무엇이든 신자들의 심금을 울리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사목 헌장 1항). 무엇보다도 먼저 교회는 전례적 교육적 계획을 가지고 신자들과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교회는 신자들이 여행을 하는 동안 마음을 열고 스스로 물어 가며 진정한 최초의 복음 선포를 하도록 일깨워 주어야 합니다. 교회는 밖으로 나아가 여행객들에게 가까이 다가가서 그들의 내적 탐구에 적절한 응답을, 바로 그 개인에게 알맞은 응답을 해 줄 수 있어야 합니다. 교회가 다른 이들에게 마음을 열어야, 하느님과의 더욱 참된 만남을 가능하게 합니다. 이러한 목적으로 본당 공동체의 환대를 향상시키고, 관광업계 종사자들에 대한 신앙 교육을 강화하여야 합니다.

교회의 임무는 또한 자유 시간을 잘 지내도록 교육하는 것입니다. 교황께서는 우리에게 다음과 같이 상기시켜 주십니다. “그리스도교 영성은 안식의 가치와 축제의 가치를 결합시킵니다. 관상하는 안식이 비생산적이며 불필요한 것으로 폄하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우리가 수행하는 노동에서 가장 중요한 것, 곧 그 의미를 없애 버리는 것입니다. 우리는 수용성과 무상성의 차원을 우리의 노동 안에 포함시키라는 요청을 받습니다”(「찬미받으소서」, 237항).

더 나아가, 우리는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자비의 희년을 경축하도록 우리 신자들을 소집하신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3) 우리는 어떻게 관광과 순례의 사목이 “위로하시고 용서하시며 희망을 불어넣어 주시는 하느님의 사랑을 경험”(「자비의 얼굴」, 3항)하는 영역이 될 수 있는지 자문해 보아야 합니다. 이 희년의 특별한 표지는 당연히 순례가 될 것입니다(「자비의 얼굴」, 14항 참조).

교회는 자신의 사명에 충실하며 “예상되는 다양한 도전에 맞서려고 우리가 노력할 때에도 우리는 복음을 전하는 것” 4)임을 확신하면서, 관광이 사람들의 발전, 특히 사회적으로 가장 소외된 사람들의 발전을 위한 수단이 되게 하며, 또한 단순하지만 효과적인 계획들을 실천해 나가는 데에 협력합니다. 그러나 교회와 기관들은 10억 번의 기회가 10억 가지의 위험이 되지 않도록 늘 경계하고, 인간의 존엄과 노동자의 권리, 문화적 정체성을 수호하며, 환경 존중 등을 추구하는 데에 협력하여야 합니다.

8. 10억 번의 기회는 또한 환경을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물질세계 전체는 하느님의 사랑, 곧 우리에 대한 무한한 자애를 나타냅니다. 흙과 물과 산, 이 모든 것으로 하느님께서 우리를 어루만지십니다”(「찬미받으소서」, 84항). 관광과 환경은 친밀한 상호 의존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관광 분야는 자연적 문화적 풍요를 이용하면서 그 보존을 증진할 수도 있지만, 또한 역설적으로 자연과 문화를 파괴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관계에서 회칙 「찬미받으소서」는 여행의 좋은 동반자가 됩니다.

많은 경우 우리는 문제를 못 본 척합니다. “이러한 회피적 태도는 우리가 현재의 생활 양식과 생산과 소비의 방식을 유지하게 해 줍니다”(「찬미받으소서」, 59항). 주인으로서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은 “책임 있는 관리”(「찬미받으소서」, 116항) 의식을 가지고 자신의 의무를 정확하고 구체적인 행동으로 옮겨야 합니다. 이는 구체적인 공동 입법에서부터 단순한 일상 행동에 이르기까지5), 적절한 교육 프로그램과 지속 가능하고 훌륭한 관광 사업들을 통하여 그렇게 하여야 합니다. 모든 것이 그 자체로 중요하지만6), 생활 양식과 태도의 변화는 반드시 필요하고 확실히 더 중요합니다. “그리스도교 영성은 절제를 통하여 성숙해지고 적은 것으로도 행복해지는 능력을 제안합니다”(「찬미받으소서」, 222항).

9. 관광 분야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참으로 평화로 가는 길을 내는 10억 번의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만남, 교환, 나눔은 화합과 이해를 도와줍니다.

여행을 진정한 삶의 경험으로 변화시키는 10억 번의 기회가 있습니다. 더 나은 세계를 만들 수 있는 10억 번의 가능성은 모든 여행자의 여행 가방 안에 담겨 있는 풍요를 깨닫는 것입니다. 10억 명의 관광객, 10억 번의 기회는 “우리 하느님 아버지의 도구”가 됩니다. “그래서 지구가 하느님께서 창조하실 때 바라신 그대로 존재하고 평화와 아름다움과 충만함을 위한 당신의 계획에 맞갖은 것이 되게 해야 합니다”(「찬미받으소서」, 53항).         

바티칸 시국
2015년 6월 24일

교황청 이주사목평의회

의장 안토니오 마리아 벨리오 추기경  
사무총장 조셉 칼라티파람빌 주교 

<원문 Pontifical Council for the Pastoral Care of Migrants and Itinerant People, Message for the 2015 World Tourism Day, 2015.6.24., 이탈리아판도 참조>

<주>

1) 프란치스코, 공동의 집을 돌보는 것에 관한 회칙 「찬미받으소서」(Laudato si’), 2015.5.24.,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2015(제1판 1쇄).
2) 이러한 일이 발생하는 것을 미리 막으려면, “관광 활동은 전통적인 문화 산물, 수공예, 민간 풍속의 보전과 흥성을 추구하는 방식으로 기획되어야 하며, 이를 규격화하거나 약화시켜서는 안 된다”(세계관광기구, 「세계 관광 윤리 강령」[Global Code of Ethics for Tourism], 1999.10.1., 제4조 4항).
3) 프란치스코, 자비의 특별 희년 선포 칙서 「자비의 얼굴」(Misericordiae vultus), 2015.4.11.
4) 프란치스코, 교황 권고 「복음의 기쁨」, 2013.11.24.,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2014(제2판 12쇄), 61항.
5) 작은 일상적 행동으로 피조물 보호의 임무를 수행하는 것은 참으로 고결한 일입니다. 교육이 생활 양식의 참다운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사실은 놀랍습니다. 환경에 대한 책임 교육은 환경 보호에 직접적이고 중요한 영향을 주는 다양한 행동을 고무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플라스틱이나 종이의 사용을 삼가고, 물 사용을 줄이고, 쓰레기 분리수거를 하고, 적당히 먹을 만큼만 요리하고, 생명체를 사랑으로 돌보며,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승용차 함께 타기를 실천하고, 나무를 심고, 불필요한 전등을 끄는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이 인간 최상의 면모를 보여 주는 관대하고 품위 있는 창의력에 속하는 것입니다. 뜻깊은 동기에서, 물건을 쉽게 내버리지 않고 재활용하는 것은 우리 자신의 존엄을 표현하는 사랑의 행위가 될 수 있습니다”(「찬미받으소서」, 211항).
6) “이러한 노력으로는 세상을 바꿀 수는 없다고 생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러한 행동은 사회에 선을 퍼뜨려 우리가 가늠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결실을 가져옵니다. 그러한 노력은, 때로 눈에 잘 뜨이지 않지만 늘 확산되는 경향이 있는 선을 이 세상에 불러일으키기 때문입니다”(「찬미받으소서」, 212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