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주교회의 문헌
2000-09-05 13:03
2020-07-09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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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가톨릭 정의평화위원회의 2000년 평화 메시지

일본 가톨릭 정의평화위원회의 2000년 평화 메시지

평화와 생명을 사랑하는 모든 이에게



1. 서 두

일본 가톨릭 정의평화위원회는 전후 50년인 1995년에 "새로운 출발을 위하여"라는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그 성명서에는 다음의 몇 가지 내용이 명백히 밝혀져 있습니다.
첫째 천황제 국가주의가 지배하고 있는 일본에서, 가톨릭 교회가 예언자적인 역할을 하기는커녕 오히려 침략 전쟁에 도움을 주고 말았다는 점과, 둘째 전후의 경제적인 침략과 '국제 공헌(貢獻)'이란 미명 아래 자위대의 해외 파병을 허용한 사실이 쓰여져 있습니다.
이 두 점에 대해 반성을 하면서 '가해(加害)의 역사의 검증', '전후(戰後)의 경제 침략의 문제'를 중요 과제로 삼고서 여러 가지 활동을 벌여 왔습니다. 

2. 일본의 현상

일본 정부는 1999년 신(新) 가이드라인 관련법, 도청(盜聽)법, 일본 국가(國歌)와 국기(國旗)법, 주민 기본 대장〔台帳〕법(모든 국민에게 번호를 부여하는 제도), 헌법 조사회 설치법 등의 법안을 성립시키면서 일본은 다시금 전쟁을 향한 준비의 길에 들어서 버리고 말았습니다. 오키나와 주민들의 간절한 바람에는 귀도 기울이지 않은 채, 후텐마〔普天間〕기지(基地)의 나고〔名護〕시 이전을 결정했습니다. 이런 일련의 움직임은 미·일 안보를 강화, 확대하면서 헌법 제9조(참고: 전쟁 포기의 내용임)를 바꾸고자 하는 의도인 것입니다.
사상적으로는 '자유주의 사관(自由主義史觀)'이 대두되면서, 야수쿠니〔靖國〕신사를 국영화하려는 움직임 등이 있으며, 일본 국가(國歌)와 국기(國旗)법이 강제로 제정되었으며, 천황제 국가주의의 강화가 꾀해지고 있습니다.
한편, 구조적인 경제적 격차나 전쟁의 결과, 일본 국내에도 난민과 이주 노동자 등이 살게 되었지만, 일본 정부의 차별 정책으로 인해서 불평등하고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는 실정입니다.
더욱이 1999년 토오카이무라〔東海村〕에 대규모의 임계(臨界: 핵분열 연쇄 반응이 일정한 비율로 유지되고 있는 상태) 사고가 발생하여, 인근 주민의 생명을 위협하였지만, 정부는 원자력 정책을 변경하려고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일련의 사건들이 현 일본의 실정을 잘 나타내 주고 있으며, 진정으로 평화를 추구하는 많은 이들의 바람에 역행하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3. 중점 과제

이런 일본의 상황에서, 우리들은 '가해(加害)의 역사의 검증', '전후(戰後)의 경제 침략의 문제'에 관하여 다음 사항을 중점 과제로 삼아서 철저히 대처해 나아갈 필요가 있다고 느꼈습니다.

(1) 헌법 제9조를 준수하고, 그 취지를 잘 살려서, 실행해 나아가도록 할 것. '헌법 개악(改惡)' 저지 운동을 전개할 것
(2) 일본 국가(國家)와 국기(國旗)법 시행에 반대해서 종교와 사상과 양심의 자유를 지킬 것. 현재 사용되고 있는 일본 연호 사용 반대 운동을 전개할 것.
(3) '탈(脫) 원자력 발전' 운동을 전개하고, 대지(大地)와 생명을 지키는 운동을 전개할 것.
(4) 인권 문제, 특히 여러 가지 피해를 입고 있는 재일 외국인, 현재 일본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 여성, 아이들, 노숙자 등의 인권 문제에 힘을 쏟을 것.

4. 대희년을 맞이하여

금년, 대희년을 해방의 해로서, 우리 일본 가톨릭 정의평화위원회는 모든 사람들이 구조적인 부정의(不正義) 밑에 놓여있는 현 세계로부터 해방될 수 있도록, 또한 짊어지고 있는 무거운 짐에서부터 해방되도록, 평화와 생명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과 연대(連帶)하여 매진할 것을 여기에 표명하는 바입니다.

2000년 예수 부활 대축일에
일본 가톨릭 정의평화위원회
담당주교 오쓰카 요시나오(大塚 喜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