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주교회의 문헌
2003-1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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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주교회의 연합회 홍보위원회] 2003년 주교 연례 회의 최종 성명



아시아 주교회의 연합회 홍보위원회
2003년 주교 연례 회의

(스리랑카, 네곰보, 2003년 11월 24-29일)

 

최종 성명

 
 
아시아 11개국에서 온 주교와 각국 홍보위원회 총무, 부부 등 우리 30명은 아시아 주교회의 연합회 홍보위원회 2003년 주교 연례 회의에 참석하고자 2003년 11월 24-29일까지 스리랑카의 수도 콜롬보 근교의 네곰보에서 만나 ‘커뮤니케이션 안의 가정, 가정 안의 커뮤니케이션’에 관하여 연구하고 논의하였다.
가정은 사랑과 커뮤니케이션을 최초로 경험하는 곳이다. 그러나 오늘날 가정은 대중 매체의 영향을 포함하여 전 세계의 정치, 경제, 사회 발전의 영향 아래 무기력해져 위기에 놓여 있다. 수세기 동안 우리 가정들을 하나로 묶어 왔던 유대가 엄청난 물질적 위협과 빈곤 앞에서 무너져 내리면서 혼인과 가정의 바탕이 흔들리고 우리 사회의 토대 자체가 위험에 빠져 있다.
이 회의에서는 오늘날 아시아의 상황에서 가정 커뮤니케이션에 관련된 경험을 신학적 사회적 경험적 측면에서 살펴보았으며, 아시아 세 나라에서 온 부부들과 함께 그들 가정이 이러한 도전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에 관하여 깊은 나눔의 시간을 가졌다.

신학적 측면

인간의 가정에는 각각의 위격을 지니신 성부, 성자, 성령의 거룩한 삼위일체가 반영되어 있다. 각 위격은 영원하고 인격적인 사랑의 관계 안에서 서로 의사소통한다(내적 커뮤니케이션). 삼위일체의 하느님께서는 창조를 통하여 당신의 생명과 사랑을 세상에 전해 주시며, 거룩한 계시를 통하여 당신의 구원의 사랑을 인류에게 전해 주신다(외적 커뮤니케이션). 이와 마찬가지로 아버지와 어머니와 자녀도 삼위일체를 이루며, 서로 간에 그리고 세상의 다른 사람들과 사랑으로 관계를 맺는다.

사회적 측면

아시아의 현실을 반영하는 독특한 소우주인 아시아 가정은 지금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영향을 받은 새로운 매체 문화 속으로 들어서고 있다. 새로운 기술 덕분에 가족들은 멀리 떨어져 있어도 서로 연락을 하며 살아갈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많은 이들이 전통적인 생활 방식의 붕괴에 당황하고 있다. 나이 많은 가족 구성원들은 새로운 기술을 이해하지도 또 거기에 대처하지도 못하고 있고, 젊은이들은 그러한 신기술의 영향을 이해하거나 인식하기보다는 그저 거기에 휩쓸려 가는 것처럼 보인다. 거룩한 가정 안으로 침투한 반대 가치들은 가정의 위계와 가족 간의 인격적 커뮤니케이션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경험적 측면

아시아의 서로 다른 세 나라에서 온 세 부부의 경험은 서로 어떠한 유사점이 있음을 보여 주었다. 곧, 가정의 가치에 관하여 부모들이 분명하고 깊이 이해하며 의견이 일치하여야 한다는 것, 부모들이 자녀의 이야기에 기꺼이 ‘귀 기울이며 대화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 그리고 가족이 성장하고 그 수가 늘어나면서, 또 사회 경제적 발전의 영향으로 가족들이 때때로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일을 해야 함에 따라, 가정의 커뮤니케이션이 발전한다는 것을 인식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기도는 부부 간에 그리고 부모 자식 간에 대화를 풍요롭게 해 주는 중요한 측면이다. 수많은 사람이 흔히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이 대륙에서 물질적 가난 또한 커뮤니케이션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교회와 그리스도인 가정은 이러한 도전들을 못 본 척 지나칠 수 없다. 우리는 이와 관련한 교회의 책임을 충분히 인식하고 다음과 같은 방향을 제시한다.

방 향

커뮤니케이션 수단은 하느님의 선물이며(교황청 사회홍보위원회, 「일치와 발전」[Communio et Progressio], 2항; 「새로운 시대」[Aetatis Novae], 22항), 선을 위해 쓰일 수 있는 강력한 도구이다. 그러나 그리스도교와 인간의 가치들에 반대되는 이념이나 상업주의의 세력들이 정교하고 교활한 속임수로 새로운 매체 기술을 통제하려고 서로 경쟁하고 있다. 따라서 가정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교육과 매체 인식이 매우 중요하다. 부모들은 세속적이고 비도덕적인 가치들을 부추기는 매체나 전자오락에 대하여 알고 있어야 한다. 젊은이들은 새로운 매체 문화를 이해하고 그 문화를 그들의 삶 안에 더욱 잘 통합시킬 수 있어야 한다(제4차 BISCOM 참조). 매체는 지식과 이해, 발전과 완성을 위한 도구가 되어야 한다.
참된 그리스도인 가정생활은 “생명을 증언”하는 것이며 그 자체로 하나의 영적 실천이 된다(요한 바오로 2세, 「현대의 복음 선교」[Evangelii Nuntiandi], 21.41.76항 참조). 가족들은 서로 존중하고, 서로에게 귀 기울이며, 함께 대화하고 치유해 주어야 한다. 그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성장하는 영성을 통하여 성덕을 키워 간다. 가정은 사랑의 요람이며, 모든 가족이 생명을 주는 환경 안에서 보살핌을 받으며 자신을 완성해 나갈 수 있는 곳이다.
아시아에서 그리스도인들은 가정, 공동체, 자기희생, 존경, 보살핌과 같은 전통적인 가치들을 수호하고자 애쓰는 다른 종교 공동체들과 협력하여야 한다.
우리는 다양한 성장과 발전 단계에서 갖가지 상황에 놓여 있는 가정들에게 언제나 적합한 하나의 해결책은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가정의 상황은 언제나 역동적이다. 가정은 세월이 흐르면서 성숙해지며, 시간이 지나면 경제 상황도 변한다. 이를 염두에 두고 우리는 다음과 같은 권고를 한다.

권 고

1. 주교회의는 가정과 가정 모임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증진할 수 있는 모든 방법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2. 부모는 모범을 보임으로써 가르쳐야 한다. 부부 간에 커뮤니케이션이 잘 이루어지면 가정 안에 ‘커뮤니케이션 문화’가 만들어지고 지속될 수 있다. 경제 상황 때문에 힘들더라도 배우자와 자녀들을 위한 시간을 따로 떼어 두는 것이 가정에서 커뮤니케이션이 잘 이루어지게 하는 열쇠이다.

3. 가족들이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함께 시청하는 등 매체를 함께 이용하는 것이 좋다. 부모와 자녀들이 텔레비전 이용에 관하여 함께 토론하고 나아가 자녀들이 텔레비전 이용에 관한 결정에 참여할 수 있다면, 이는 풍부한 커뮤니케이션 경험이 되고, 가족 전체가 성장하고 성숙할 수 있는 도구가 될 것이다.

4. 신자 공동체이든 다른 공동체이든 이웃이나 친척과 함께 가족 행사를 치르며 나눔을 갖는 아시아의 관습을 장려한다. 가톨릭 가정들은 가정 사도직에 대하여 알고 있어야 한다. 각 문화의 고유한 것을 찾고, 이야기 들려주기와 같은 커뮤니케이션을 통하여 가족이 함께하는 것을 장려한다(요한 바오로 2세, 교황 권고 「아시아 교회」[Ecclesia in Asia], 20항 참조). 병자와 노인, 특히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손을 내민다면 사람들 사이에 유대가 형성될 수 있다.

5. 혼인을 준비할 때에는, 침묵의 커뮤니케이션의 필요성과 방법을 충분히 인식하고, 상대방의 감정을 받아들이고 처지를 바꾸어 생각하면서 서로에게 귀 기울일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6. 그리스도교의 가치를 증진하고 우리 신앙의 우수성을 드높여 주는 정보를 더욱 잘 보급할 수 있도록 한다. 가능한 곳에서는 교회와 관련된 좋은 영화들을 더욱 많이 홍보하고, 지역별 언어별로 텔레비전 연속물과 어린이 프로그램들을 평가하여 좋은 프로그램을 더욱 널리 볼 수 있게 한다.

7.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고 사회 커뮤니케이션의 가치들을 옹호하는 매체 종사자들을 높이 인정해 줄 필요가 있다. 그러한 인정은, 특히 다른 종교 단체나 문화 단체와 협력할 때, 다른 직업의 종사자들에게도 강력한 계기가 될 수 있다.

8. 신학생들과 사제들은 가톨릭 가정뿐 아니라 혼종혼 가정들도 사목적으로 돌볼 수 있도록 일찍부터 준비하여야 한다. 서로 다른 종교를 가진 부부와 가톨릭 사제의 첫 만남은 매우 중요한 경우가 많다. 혼종혼은 또한 커뮤니케이션과 관련하여 특별한 사목적 배려가 필요하다.

9. EE(Engaged Encounter)나 ME(Marriage Encounter)와 같이 혼인을 풍요롭게 하는 운동들과 생명을 준비시키는 청소년 운동들을 장려한다(제4차 BISCOM 참조). 그리스도인이 소수인 이 대륙에서 우리는 부부와 가정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증진시키고자 다른 교회, 종교 단체들과 협력하여야 한다.

10. 매체의 영향력, 특히 매체가 어린이에게 미치는 영향에 관심을 갖고 있는 비정부기구(NGO)와 기존 단체들과 더욱 긴밀히 협력한다.

11. 가정 안에서 가족들이 하느님과 맺는 관계, 다른 이들과 서로 인격적으로 맺는 관계, 또 가족끼리 맺는 관계를 통하여 가정의 영성을 발전시켜야 한다. 가정들이 함께 기도하고 전례 예식에 참석하도록 장려한다.

 

스리랑카 네곰보
2003년 11월 27일

 


<원문 FABC-OSC, Bishops’ Meet 2003, 24-29 November 2003, Negombo, Sri Lanka, Final Stat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