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주교회의 문헌
2003-03-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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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천주교 주교회의의 이라크 전쟁에 관한 성명



미국 천주교 주교회의의
이라크 전쟁에 관한 성명
(2003년 3월 19일)

 


일촉즉발의 전운이 감돌고 있다. 우리는 그동안 전쟁을 막고자 노력하고 기도하고 염원해 왔다. 이제 우리가 할 일은 전쟁의 참상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민간인의 생명을 보호하며, 대량 살상 무기를 제거하고, 이라크 국민들이 이른 시일 내에 자유와 정의와 평화를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 기도하고 염원하는 것이다.

기도와 연대의 시기  전쟁이 일어났을 때 우리의 가장 중요한 의무는 기도하고 연대하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목숨을 걸고 전쟁터로 나가는 미국 군인들과 지금 이 시간 큰 두려움과 걱정에 휩싸여 있는 그들의 가족과 사랑하는 이들, 그들을 돌보는 군종 신부들, 오랜 기간 고통을 받아 온 이라크 국민들, 이라크 국민에게 인도적 도움을 주고자 노력하는 사람들 등 이 전쟁으로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모든 사람을 위하여 기도한다. 우리는 모두 이 전쟁 때문에 고통받은 모든 사람에게 연대의 손길을 뻗치기 위하여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

이라크의 무장 해제 의무  걸프전 이후 우리는 이라크 지도자들에게 대량 살상 무기를 개발하려는 노력을 중단하고 그러한 무기를 파기할 의무를 이행하라고 분명하게 촉구해 왔다. 우리는 또한 국제 공동체는 이라크가 유엔 결의안에 따른 의무를 이행하도록 보장하여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혀 왔다. 교황 성하께서 지난 주일에 말씀하셨듯이, “분명, 이라크의 정치 지도자들은 무력 개입의 모든 동기를 차단하기 위하여 국제 공동체에 성실히 협력할 절박한 의무가 있다.”

전쟁을 막지 못한 데 대한 깊은 유감  미국 지도자들은 이라크 정부가 그들의 의무를 완전하게 이행하지 못한 데 대하여 전쟁으로 대처하겠다는 중대한 결정을 내렸다. 우리는 전쟁을 막지 못한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우리는 지난 11월 발표한 주교회의 전체 성명의 입장과 변함이 없다. 전쟁의 대안을 찾으라는 교황 성하의 요청과 우리 주교회의의 도덕적 우려와 문제 제기는 잘 알려져 있으며, 이는 무력 사용에 관한 가톨릭의 전통적인 가르침을 이러한 경우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에 대한 우리의 신중한 결정을 반영한다. 우리는 특히 세계에서 가장 불안정한 지역이라고 할 수 있는 곳에서 이러한 큰 전쟁이 낳을 선례와 결과들을 걱정한다. 교황 성하께서 경고하셨듯이 전쟁은 “언제나 인류에게 패배”이므로, 우리는 유엔의 보호 아래 이라크를 무장 해제시킬 수 있는 평화로운 수단을 추구하도록 기도하고 촉구해 왔다.

이라크 문제와 테러와의 전쟁에 관하여 내려지는 결정들은 무력 사용과 국제 기구의 정통성, 그리고 세계에서 미국의 역할에 관하여 역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이러한 문제들이 더욱 정의롭고 평화로운 세계의 건설에 관하여 지니는 중요성을 생각할 때 그 도덕적 중요성을 계속해서 평가해 보아야 한다.

양심의 역할  우리는 이러한 전쟁을 시작하는 것에 잠재된 도덕적 위험을 경고해 온 반면, 또한 쉬운 해답이 없다는 것도 분명히 밝혀 왔다. 전쟁은 심각한 결과를 가져오며, 행동하지 않는 것도 마찬가지로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선의의 사람들도 정당한 전쟁에 관한 가르침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 또한 정당한 전쟁에 관한 규범을 이 경우의 논란이 되는 사항들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에 관하여 서로 의견이 다를 수 있으며 실제로 다른 의견을 보이고 있다. 우리는 미국과 세계의 안정에 관련된 이러한 중대한 결정을 내릴 책임이 있는, 미국 대통령과 다른 이들이 내려야만 하는 어려운 도덕적 결정을 이해하고 존중한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2309항).

우리는 「가톨릭 교회 교리서」의 내용을 확언한다. “군인 생활로 조국에 대한 봉사에 헌신하는 사람들은 국민의 안전과 자유를 위한 역군이다. 이 임무를 올바로 수행한다면, 그들은 참으로 국가의 공동선과 평화 유지에 기여하는 것이다”(2310항). 우리는 또한 “양심상의 이유로 무기 사용을 거부하며 다른 방법으로 인간 공동체에 봉사하려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국가가 공정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2311항)을 확인한다. 우리는 군 복무를 통하여 국가에 봉사하라는 부름에 양심적인 방식으로 응답한 사람들을 격려하는 한편, 양심적 병역 거부와 선택적 양심적 병역 거부를 추구하는 사람들도 지지해 왔음을 다시 강조한다.

전쟁의 도덕적 수행  군사력 사용 결정이 일단 내려졌으면, 전쟁 수행에 관한 도덕적 법적 제약들을 준수하여야 한다. 미국과 그 연합국들의 전쟁 상대는 민간인의 생명과 무력 사용에 관한 전통적인 규범을 무시해 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으로 우려되는 정권이다. 이 때문에라도 미국이 자신의 행동을 통하여 이러한 가치들을 지지하고 강화할 이유는 더욱 분명해진다. 우리는 민간인 학살을 막기 위한 능력과 노력이 증가되었음을 잘 알고 기쁘게 생각하지만, 미군의 피해를 줄이려는 노력을 기울일 때에도 이미 전쟁과 불황과 경제 제재로 큰 고통을 받아 온 이라크 민간인들의 생명과 존엄을 존중할 의무를 다하고 군사적 필요에 대한 신중한 판단을 내리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우리의 대량 살상 무기를 사용함으로써 이라크의 대량 살상 무기에 맞서 방어하려는 모든 결정은 명백히 정당화될 수 없다. 대인 지뢰나 집속탄 등 군인과 민간인, 전시와 평화시를 구분해서 공격할 수 없는 무기들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전쟁에서 모든 군사 행동은 ‘부차적 민간 피해’가 감수할 만한 수준인지 판단하여 이루어져야 하며, 이라크 민간인들의 생명과 생계를 우리 가족이나 우리 국민의 생명과 생계와 동등하게 소중히 여겨야 한다.

인도적 관심과 전후의 의무  이미 쇠약해진 이라크 국민들은 이 전쟁 동안 더욱 끔찍한 어려움에 직면하게 될 것이며, 이미 분쟁과 난민이 넘쳐나는 지역에 더 많은 분쟁과 갈 곳 없는 난민들이 생겨날 것이다. 전쟁의 혼란 속에서도 내부 분쟁을 막고 약한 집단을 보호하기 위한 갖가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우리는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전쟁으로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이라크의 인도적 문제들에 대처하기 위하여 충분한 자원과 효과적인 계획을 실행하는 일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미국은 유엔과 민간 원조 기구, 모든 관계자와 함께 전쟁 중이나 그 뒤에 전쟁 포로와 민간인들, 특히 난민과 추방자를 돌볼 무거운 책임을 가지고 있다. 가톨릭 원조 기구들은 이라크 국민들의 요구에 부응하고자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계속할 것이다.

미국은 또한 이라크 국민들이 정의롭고 지속적인 평화를 건설할 수 있도록 도울 장기적인 책임을 받아들이는 한편, 중동의 여러 심각한 미해결 문제들, 특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에 대처하여야 한다. 이라크 전쟁과 재건 때문에 국내외 가난한 이들을 돌볼 국가의 의무를 저버리게 되거나, 전세계 다른 인도주의 단체들에서 나오는 주요 자원이 유용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이러한 시기에 우리는 하느님께 기대어 지혜와 인내, 용기와 자비, 신앙과 희망을 달라고 기도드린다. 교황 성하께서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평화의 파수꾼’이 되도록 부름 받았음을 상기시키신다. 교황님과 함께 우리 주교들은 가톨릭 신자들에게 하루빨리 전쟁의 시련과 비극 대신 정의롭고 지속적인 평화가 올 수 있도록 이번 사순 시기에 더욱 열심히 성찰하고 기도하며 단식하도록 촉구한다.

 

2003년 3월 19일

의장 윌턴 D. 그레고리 주교

 


<원문 Satement on Iraq: http://www.nccbuscc.org/sdwp/international/iraqstatement0203.h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