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주교회의 문헌
2001-10-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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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주교회의 연합회(FABC) 평신도위원회] 생명에 근원을 둔 여성의 하느님 체험
  • 발표일 : 2001-10-21




아시아 주교회의 연합회(FABC) 평신도위원회
여성에 관한 제3차 평신도 사도직 주교 연수회(BILA)

(태국, 후아 힌, 살레시오 피정의 집, 2001년 10월 15-21일)
 


“생명에 근원을 둔 여성의 하느님 체험”

 

최종 성명


“나는 주님을 만나 뵈었습니다”(요한 20,18 참조).

막달라 여자 마리아처럼, 여성에 관한 제3차 평신도 사도직 주교 연수회에서 아시아 여성들은 이러한 기쁜 선포를 할 수 있었다. 생명에 근원을 둔 여성의 하느님 체험을 깨닫고, 발표하고, 숙고하고자 아시아 주교회의 연합회(FABC) 평신도위원회의 초청에 따라, 주교 6명을 포함하여 11개국1) 50명의 참석자들이 2001년 10월 15일에서 21일까지 태국 후아 힌에 있는 살레시오 피정의 집에 모였다.

여성에 관한 제3차 평신도 사도직 주교 연수회는 페미니즘 신학 분야를 특별히 다룬 제1, 2차 평신도 사도직 주교 연수회의 권고 사항들에 대한 후속 작업으로 계획되었다. 의사 결정 과정에 대한 여성의 참여와 교회 사명에서 여성의 완전한 동반자적 지위를 증진하고 태도를 변화시키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판단되었다. 이러한 결정은 또한 「아시아 교회」(Ecclesia in Asia)에서 “아시아 교회는 지적 차원을 포함하여 교회 생활에서 해야 할 여성들의 역할을 격려하고 교회의 사랑과 봉사의 사명에서 그들에게 자주 참여와 활동의 기회를 줌으로써, 여성들의 존엄성과 자유에 대한 더욱 가시적이며 효과적인 버팀목이 되어야 할 것”(34항)이라고 언급함으로써 더욱 고무된 것이기도 하다.

여성의 자기 가치와 존엄을 높이는 데에 도움을 주는 아시아 여성 신학의 전망에 힘을 얻어, 우리는 함께 나누고 경청하며 기도하고 성찰하였다. 우리는 생명에 근원을 둔 여성 신학의 성찰을 발표하고, 여성의 하느님 체험을 신학에 통합시킬 것을 신학자들에게 촉구하였다. 이번 회의의 주제가 힘을 얻은 것은, 생명을 낳아 기르는 활동을 통하여 여성들이 경험하는 창조주의 풍부하고 무한한 힘의 원천에 대하여 알아볼 필요가 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후아 힌 현장 시찰 활동을 통하여 우리는 고기잡이를 생업으로 하는 여성, 행상인, 술집 여성, 빈민가에 사는 어머니 등 지역 여성들의 상황을 알아보는 것으로 우리의 여정을 시작하였다. 또한 우리는 비구니들도 만났다. 우리는 이러한 모든 여성의 말에 귀 기울이며 우리 자신의 신앙의 소리를 들었다. 그들의 생존 투쟁에서 하느님의 생생한 현존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들의 정신에 힘을 얻어 우리는 각자 자국 여성들에 대한 경험들을 나누었으며, 오늘날 아시아 여성들이 직면하고 있는 중대한 문제들을 마주하게 되었다.

─ 전반적으로 가난하고 궁핍한 환경에서도 여성의 상황이 가장 비인간적이며, 이는 경제의 세계화로 더욱 악화되고 있다.
─ 강간, 남편의 구타, 성추행, 근친 상간, 인신 매매 등 여성에 대한 폭력은 모든 나라에 공통적이다.
─ 아시아 일부 지역에서는 여아 낙태와 유아 살해, 지참금 살인(신부의 지참금이 부족하다고 신랑 또는 그 가족이 신부를 살해하는 것), 그리고 여자 어린이와 과부, 이혼녀, 버림받은 여성들을 차별하는 관습들이 널리 퍼져 있다.
─ 거의 모든 나라에서 여성들은 성차별을 받고 있으며, 안타깝게도 종교 문화적 관습이 이를 합법화하는 경우가 흔하다.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여성에게 불리하게 작용하는 생명 부정 세력과 잔인한 사건들이 증가하는 가운데, 교회가 이에 다양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이다. 그러나 교회의 대응은 대부분 복지와 발전 활동에 집중되어 있다. 이러한 활동들이 사회에서 여성의 지위 향상에 이바지하기는 하지만, 정치, 종교, 사회, 경제 구조의 변화를 목적에 둔 더욱 전체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우리는 교회의 여성 일꾼들을 격려하고 이들과 협력하는 주교와 신부들에게 감사한다. 특히 아주 외딴 곳에서도 여성들을 교육하고 여성들의 능력을 키워 주는 여성 수도자들의 활동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우리는 그리스도인 소공동체들에서 여성들의 적극적이고 헌신적인 역할을 희망을 가지고 지켜보았다. 그러나 이러한 소공동체에서 여성들의 의식을 일깨워 사회와 교회의 억압적인 태도와 구조를 변화시킬 수 있도록 하려면 아직도 할 일이 많다.

회의 동안 우리는 우리 안에서 우리를 통하여 활동하고 계시는 하느님께 머리와 가슴을 열어 두었다.

현장 시찰 활동에서

─ 우리가 만나 본 평범한 여성들의 지혜로 우리의 영성이 풍요로워졌다.
─ 아시아 일부 지역에서 ‘첩’을 두는 관습을 인정하는 태도가 사회적으로 확산되어 걱정스러웠다.
─ 위기에 직면했을 때에 여성들이 우리 존재의 근원이신 분을 느끼고 확인하며 그분의 이름을 부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 우리의 하느님 체험을 발표함으로써 생명의 가치를 더욱 높이고 죽음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 여성의 고통을 영적으로 승화하는 데에 따르는 위험을 깨달았지만, 이러한 깊은 고통과 이를 극복하려는 노력에서 하느님을 만날 수 있다는 것도 확인하였다.
─ 현 세계의 분쟁 상황을, 지배와 착취에 맞서 상호 관계와 공정한 관계를 증진시키는 페미니즘적2) 시각과 영성을 재확인하라는 요청으로 인식하였다.

의식과 전례에서

─ 성찰과 기도를 통하여 우리 몸 안에서 하느님을 만날 수 있었다.
─ 여성의 꿈과 희망을 창조적으로 기념하였다.

교육과 나눔에서

─ 공동의 쟁점과 문제점들을 알게 되면서 연대감을 경험하였다.
─ 모성을 생물학적 경험으로 볼 뿐만 아니라 모든 형태의 생명을 양육하고 유지하는 것, 다시 말해 모든 창조물의 계속되는 탄생에 대한 참여의 표현으로 보았다.
─ 하갈, 미리암, 막달라 여자 마리아와 하혈병을 앓던 여자의 이야기를 통하여 소외된 여성의 시각에서 성서 해석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얻게 되었다.
─ 이야기의 힘은 다양한 집단의 사람들이 신학을 하고 신학에 다가가게 하는 효과적인 수단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 성서에 대한 다양한 성서 해석학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하였다.
─ 성별, 사회 계층, 신분 계급, 인종, 민족성 등을 바탕으로 다각적인 관점에서 성서를 읽을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였다.
─ 몇몇 나라에서는 여성들이 대학원에서 신학 학위를 받기도 한다는 사실을 높이 평가하였다. 그러나 여성들이 신학원과 신학교에서 신학을 연구하고 가르칠 수 있으려면 더 많은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 여성들을 위한 전문적인 신학 교육을 장려하는 한편, 여성들이 삶의 경험을 통하여 얻는 정확한 신학적 통찰도 인정하였다.
─ 상호 지원과 풍요를 위하여 여성 신학자 단체를 형성할 필요성을 절감하였다.

우리의 다짐

─ 독창적인 방법(상징, 극, 시 등의 사용)으로 모든 사람을 참여시키는 신학을 가르치고 배우도록 장려한다.
─ 하느님을 남성으로만 표현하는 틀을 넘어 하느님께 대한 다양한 은유들을 사용함으로써 하느님과 나누는 대화와 하느님 체험을 풍부하게 한다.
─ 여성의 삶에서 중요한 단계들(예를 들면, 초경, 임신, 출산, 폐경 등)을 기념할 수 있는 의식과 전례들을 만들거나 새롭게 한다.
─ ‘페미니즘’이라는 말에 대한 대안으로, 아시아 여성들이 신학을 하는 방식을 더욱 적절하게 표현할 수 있는 말을 찾는다.

우리의 권고

─ 지역 교회들은 이번 회의에서 얻은 통찰에 비추어 사회 개발 계획들을 평가한다.
─ 여성들이 전문적인 신학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신학 교육 구조를 재편한다(예를 들면, 장학 제도, 계절 학기, 파트 타임 강좌, 통신 강좌, 야학 등).
─ 일반 여성들도 자신들의 하느님 체험을 표현하고 심화할 수 있도록 신학을 배울 기회를 가져야 한다.
─ 모든 차원의 양성과 교육과 지도력 증진 과정에서 성 인지적 관점(gender sensitivity)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 신학생들이 교회에서 일하는 여성들과 동등한 협력 관계를 이루어 갈 수 있게 하는 신학교 교육을 계획한다(예를 들면, 신학교에 여성 양성자와 교수 임용).
─ 의식 향상, 이야기 나눔, 지원 획득, 연대 형성을 위하여 일반 여성 단체들을 조직한다.

마니피캇(마리아의 노래)을 부르신 성모님처럼, 우리의 마음은 성모님께서 예언적으로 선포하신 가치의 역전이 아시아 여성들에게 현실로 다가오리라는 희망으로 설렌다. 우리를 감싸시는 숨결(Ruach)이신 하느님의 성령께서 당신 지혜로 우리에게 새 생명의 길을 걸을 수 있도록 숨과 활기를 불어넣어 주시며, 우리를 격려해 주실 것이라고 확신한다.

 


- 아시아 주교회의 연합회 평신도위원회,
「Laity」, 2001년 제6호 -

 

1. 방글라데시, 홍콩, 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한국, 스리랑카, 대만, 태국.
2. 우리는 '페미니즘'이라는 말이 심한 반발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이 문서에서 이 용어를 그대로 쓰기로 하였다. 지금으로서는 이 말이 우리가 이해하는 여성과 모든 창조물을 위한 생명의 온전함에 가장 가까운 신학적 개념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예수님께서 사회적 종교적 장벽을 무너뜨리면서까지 보여 주신 여성 해방적 태도를 본보기로 삼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