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국외
2019-06-10 21:37
89
아시아 주교회의 연합회 봉헌생활위원회 제3차 심포지엄(태국 후아힌)

아시아 주교회의 연합회 봉헌생활위원회
제3차 심포지엄
(태국 후아힌, 2012년 6월 24-26일)


교회 사명에 협력하는 봉헌 생활

 

    “저희가 여기에서 지내면 좋겠습니다.” 아시아 16개국을 대표하여 이번 아시아 주교회의 연합회 봉헌생활위원회 제3차 심포지엄에 참석한 우리, 곧 80여 명의 남녀 수도자, 재속회원, 사제와 주교들은 아시아의 마음속에서 교회가 되는 우리의 경험들을 성찰하고 나누었다. 이 포스트 모던 시대에 우리는, 하느님 나라의 협력 일꾼들로서, 극빈과 차별, 하느님께서 주신 우리의 자원을 권력을 지닌 소수가 독점하고 파괴하며, 생명의 가치에 대한 존중심을 잃어 가고 있는 현실에 맞닥뜨리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다. 정치, 경제, 종교 분야에서 소외가 확산되면서, 우리의 과업과 사명은 더욱 힘들어지고 더 많은 도전을 받고 있다.

    다양한 문화들, 그리고 생명과 믿음의 대화가 우리를 여기로 이끌었다. 우리는 교회의 백성으로서, 또 축성된 이들로서 우리의 무력함을 깨닫는다. 그래서 우리는 예수님의 생명에 의존하고 그분을 본받아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우리가 섬기고 사랑하는 예수님께서는 가난하게 사셨고 조건 없이 섬기셨다. 어려움이 있고 차이가 있지만, 희망이 있는 이야기를 서로 들을 수 있어서, 우리가 여기 있는 것이 좋다. 참으로 우리는 아시아 교회와 아시아 민족들에게 줄 수 있는 수많은 은사들을 지닌 한 몸이다.

    우리가 나눈 이야기는 우리가 하나의 교회로서 생각하고 있음을 보여 주었다. 우리는 우리의 성소가 예수님의 삶과 사명에 바탕을 둔 것임을 알고 있다. 수도자, 재속회원, 사제, 주교로서 우리는 그분의 권위를 나누고 행사하고 있는 것이다. 제도에 스며든 인간적인 불완전함과 죄도 모르지 않지만, 우리는 교회의 편이며, 교회를 사랑하며, 교회의 권위 아래에 있다. 우리는 늘 교회의 편으로, 결코 교회를 깎아내리거나 교회에 등을 돌리지 않는다. “우리는 언제나 사랑의 유대 안에서 더 나은 길을 교회에 권고하고 제안한다.”

    생각을 함께 나눔으로써, 우리는 서로의 상황은 달라도 우리 각자의 사명 안에서 완전한 친교를 이룩하고자 더욱 열심히 일할 수 있다. 우리는 아시아의 문화들과 종교들, 그리고 가난한 이들과 계속 대화를 나누고 있다. 우리는 주교들이 수도회들의 고유 은사를 존중하고, 수도회들도 교구 생활을 위한 사목 지침을 마련하는 주교들의 직무를 존중할 때 이 일이 더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 데에 뜻을 같이한다. 수도회와 재속회들의 은사와 주교들의 직무는 하나인 교회의 사랑을 드러내는 두 가지 표현으로 서로 밀접히 연결되어 있다. 바로 이 교회의 사랑으로 모든 이가 하느님 백성 전체의 유기적인 친교, 곧 은사에 따른 것이면서도 교계 구조를 통한 친교를 이루고자 일하는 것이다.


권 고

    아시아 교회의 사명에, 특별히 개별 교회 차원에서 수도 공동체들의 협력을 강화하고자, 우리 대표들은 다음과 같이 권고하고자 한다.

    1. 신뢰 관계와 친교 영성의 구축

    친교를 이루기에 좋은 분위기를 만드는 관계들을 증진할 필요가 있다. 이는 상호 의존, 개인의 존엄성 존중, 개방성, 차이들의 인정, 용서하려는 마음가짐, 진심과 상호 존중 등으로 특징지어진다. 이러한 관계는 개인과 공동체를 모두 중시하는 아시아에서 특히 중요하다.

    1. 주교를 수도회의 총회나 교구 회합에 초대한다.
    2. 주교의 수도 공동체 정규 방문을 권장한다.
    3. 수도회와 교구 성직자 모두를 위한 정규 포럼을 조직한다.
    4. 공통의 목적을 지닌 포괄적인 접근법을 채택하고 키워 나간다. 이 결과, 은사와 은혜의 친교가 맺어질 수 있다.
    5. 교구의 필요와 수도회들의 은사와 관련하여, 주교와 수도회들 사이에 형제적 소통이 이루어져야 한다.  
    6. 아시아의 영적 가치들을 파괴하고 있는 세속화의 확산을 고려하여 우리의 협동 노력을 뒷받침해 주는 깊은 영성이 필요하다.
    7. 친교를 증진하는 최선의 방법으로 대화를 성실하게 계속하는 일은 반드시 필요하다. 이는 대화를 용이하게 해 주는 영적, 인간적인 분위기와 가치들을 키워 나가는 것을 전제로 한다.
    8. 친교의, 친교를 위한 조직들, 이를테면 회합과 협의체, 생활 나눔 단체들 등을 만들고 강화한다. 

    2. 협력을 촉진하는 교구 조직 설립

    협력 관계를 장기간 지속 가능하게 하는 조직들을 설립하고 서면 합의에 이를 필요가 있다. 이러한 조직과 지침들은 지역 교회의 복음적 사명을 훼손할 수 있는 오해와 갈등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게 해 준다.

    1. 주교,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 곧 지역 교회의 하느님 백성 전체를 위한 길잡이와 지침으로 교구의 분명한 전망-사명 선언(Vision-Mission Statement)을 발표한다. 
    2. 주교,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를 지도하는, 정규적으로 최적화된 사목 계획에 동의한다. 
    3. 수도 사제, 수사와 수녀들을 교구 위원회와 자문단에 포함시킨다.
    4. 교구의 봉사 직무에서 수도자의 임기를 보장하는 한편, 순명 서약으로 수도자가 교구의 봉사 직무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이를테면, 토지, 체류 기간, 직무 범위 등에 관한) 합의와 계약을 서면으로 작성한다.


    3. 수도회 간 공동 양성 계획 수립

    수도회들은 공동 양성 계획을 통하여 수도회들 사이에, 그리고 교구 성직자들과 더욱 긴밀한 일치를 이룰 수 있다. 수련자와 젊은 수녀들과 신학생들은 초기부터 경쟁 대신에 함께 일하며 역량을 나누는 법을 배울 수 있다.

    1. 교회와 교회 직무와 관련된 몇 가지 공통 주제들을 나누기 위해 다른 여러 수도회 소속 수련자들을 위한 수도회 간 양성 프로그램을 계획한다. 
    2. 주교, 장상, 성직자, 봉헌 생활자들을 위한 평생 교육 프로그램을 촉진한다. 
    3. 수도회들과 교구 사이에 성소 증진을 위한 공통의 기념일과 프로그램을 정하여, 성소 감소를 겪는 수도회들이 교구 성소 담당자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게 한다. 
    4. 수도자, 신학생, 사제들이 교회의 사명을 추구하면서 그들의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문제들에 대한 인식을 높일 수 있도록, 합동 양성 프로그램을 성소 초기부터 지속적으로 마련한다. 
    5. 재화의 복음적 사용을 위하여 책임성과 투명성을 핵심 가치로 삼는다.


    봉헌 생활은 하느님 나라에 봉사하는 삶이다. 이는 지역 교회의 봉사 직무에서 구체적인 면모를 띤다. 우리가 아시아 교회의 사명에 일익을 담당할 수 있도록 여기에 머물러 있어도 좋고, 다른 곳으로 파견되어도 좋다.

    “온 세상에 대한 복음 선포는 봉헌 생활에서 신선한 열정과 능력을 발견합니다. 하느님의 아버지다운 모습과 교회의 어머니다운 모습을 보여 줄 수 있는 사람들, 다른 사람들이 생명과 희망을 갖도록 일생을 바칠 사람들이 필요합니다”(요한 바오로 2세, 교황 권고 「봉헌 생활」〔Vita Consecrata〕, 105항).

    우리는 이러한 생활을 하면서 희망을 가지고, 이 드넓은 아시아 대륙을 굽어보시는 샛별이신 복되신 어머니 마리아의 인도와 보호에 우리 자신을 맡긴다.


<원문 FABC-`Office on Consecrated Life, Symposium III, “Consec- rated Life towards a Collaborative Role in the Mission of the Church”, Hua Hin, Thailand, 2012.6.2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