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회

수도생활에 대하여

3 교회 역사 안에서 수도생활의 의미

수도생활의 역사를 돌이켜볼 때에 무엇보다 먼저 눈에 띄는 것은 그 다양성이다. 조직되었다가 없어진 회도 있으나 창의적인 수도생활의 갖가지 양식이 오늘날까지 교회 안에 지속되어 오고 있다. 근대에 생긴 회가 많고 특히 수녀회는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너무 많다는 말도 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후 교회 안에 불던 쇄신 바람은 수도생활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 공의회의 교부들은「교회에 관한 교의헌장」6장에서 복음적 권유를 따르는 생활의 의의를 밝혔다. 그리고「수도생활의 쇄신과 적응에 관한 교령」을 내어 좀 더 구체적인 혁신 방침을 세웠다. 그 뒤에 수도회들은 많은 변화를 겪었으며 유감스럽게 서양에서는 수도자들이 많이 줄었다.

수도회들은 교계가 세운 것이 아니다. 그들은 교회 당국의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교회 안에서 자유로이 활동하시는 성령의 소산이다. 즉, 교계에 속한 것이 아니고 은사(charisma)에 속한 것이다. 그리고 독창력이 뛰어난 수도생활의 사부들은 교회의 일정한 실리보다도 그리스도의 생활양식을 본받는 것을 목적으로 삼았다. 그리스도의 모범은 너무도 탁월한 것이어서 각 시대마다 새로운 면이 부각되어 새로 본받을 점을 발견하게 되었고, 또 앞으로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이 그리스도를 모방하는 것은 자연히 교회의 이익으로 돌아간다. 그뿐 아니라 교회사의 진전에 따라 수도자들은 교회의 구체적 필요성을 더욱 절실히 느끼게 되었다. 그래서 오늘날에도 수도자들의 마음에는 하느님께 가까이 나아가겠다는 결심과 교회에 봉사해야 하겠다는 의식이 동등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만일 누가 옛날의 수도자는 자기 구령에만 힘썼다고 책한다면 이를 쉽게 반박할 수 있다. 초기 교회의 박해시대를 제외하면 전교 사업은 거의 수도자들에 의해 수행되었던 것이다. 마찬가지로 교회의 자선사업도 옛날부터 수도자들이 독점하다시피 해 왔다. 일찍이 수도자들 외에 누가 무서운 열병과 나병을 앓는 불쌍한 사람들을 영웅적 희생으로 간호해 왔던가? 또 각 시대의 훌륭한 신학자들 대부분도 수도자다. 그래서 교회는 예전부터 수도자들을 교계에 많이 등용하였고 실상 거룩한 주교와 교황들 중에는 수도자들이 많았다. 무엇보다 수도자 성인들이 많았다. 교회 안에서의 수도생활이 성공적이었음을 말해 주는 가장 뚜렷한 증거는 성인품을 받은 분들의 대다수가 복음적 권유를 지킨 사람들이었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