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회

수도 성소에 대하여

1 성소(聖召)에 대하여

성소(聖召)라는 용어는 말 그대로 ‘거룩한 부르심’이란 뜻이다. 이 용어는 그리스도인들에게 고유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즉, 세례를 받은 그리스도인은 모두가 하느님으로부터 부르심을 받고 있으므로, 그리스도인 누구나가 이 부르심 안에 특수하게 부르심을 받아 독신 생활을 통하여 하느님께 봉헌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수십 년 전만해도 성소라는 말은 특수한 의미에서 거룩한 직위에로 나아가는 사제 성직이나 수도생활만을 의미했다. 그러나 오늘날 이 성소라는 말은 보다 넓은 의미에서 정의된다. 사람은 누구나 완전한 모습으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불완전하고 부족하고 부족한 상태로 태어난다. 그래서 불완전하고 부족한 사람들이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아 완전한 사람이 되는 길로 나아가게 되고, 이것이 바로 성소의 길이다. 결혼생활을 하든지, 또는 어떤 직업에 종사하든지 우리 인생의 목표는, 무한하시고 사랑 자체이신 하느님 아버지께 보다 가까이 나아가는 것이요 그분을 닮는 것이다. 그것은 그분이 완전하신 것처럼 우리도 완전해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하느님의 완전함을 닮기 위해서는 하느님이시오 인간이신 그리스도를 따름으로서 가능해진다. 그래서 예수님을 닮아나가는 것이 곧 완전함에 이르는 길이 된다. 즉 예수 만 그리스도의 도우심으로 어떠한 처지에서든지 예수님을 닮아 나가는 일, 다시 말해서 예수님처럼 생각하고, 말하고, 판단하고, 생활하는 일이야말로 모든 이가 걸어가야 할 인생의 참 길이 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넓은 의미에서의 성소(聖召)이며 신앙인의 소명이다. 이러한 소명을 지닌 신앙인들의 고동체가 바로 교회이며 우리 자신이라고 하겠다. 이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고 우리는 그 지체가 된다. 그리고 우리는 이 교회 안에서 지체로서 다양한 신분과 직책을 지닌다. 그래서 교회 안에 여러 가지 신분과 직책이 있게 되는 것이다. 하느님 백성은 크게 평신도와 성직자로 나뉘고, 특별한 삶의 양식으로 부르심을 받은 수도자들이 있다. 수도자들 중에는 평신도 수도자가 있는가 하면 성직 수도자도 있다. 이들은 각기 고유한 직무와 생활양식을 교회 안에서 지니게 된다. 그러나 주의할 것은 이렇게 신분과 직무, 그리고 생활양식이 다르다 하더라도 마지막 목표는 오직 한가지로서 하느님의 완전함을 닮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신분이나 직책은 그 사람의 높고 낮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종류의 차이로서 지체의 다양성을 표현하는 것일 뿐이다. 이제 이 세 가지 성소의 특징을 간략히 살펴보기로 하자.

1-1 평신도 성소(결혼 성소)

평신도는 세속 안에서 살면서 그 안에서 그리스도의 정신으로 사도직을 수행하는 부르심을 받은 이들이다. 그들은 교회는 물론 자신이 몸담고 있는 사회 안에서 그리스도의 복음정신이 드러나도록 직접 행동해야 할 과업을 받고 있다. 평신도들은 자신의 처지와 능력에 따라서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해야 한다.

1-2 수도 성소

수도생활은 복음적 권고(정결, 청빈, 순명)에 따를 것을 서약함으로써 회원들이 그리스도를 따르고 하느님과 일치할 것을 목적으로 하는 생활을 말한다. 수도자의 신분은 본성상 성직자도 아니고 평신도도 아니다(교회 법전 588조). 이 수도생활은 하느님의 영광과 교회의 건설과 세상의 구원을 위하여 새로운 특별한 이름으로 헌신하여 하느님의 나라에 봉사함으로써 애덕의 완성을 추구하고 교회 안에서 빛나는 표정이 되어 천상적 영광을 예고하기 위해 최상으로 사랑하는 하느님께 전적으로 봉헌되는 생활양식이다(교회 법전 573조). 수도 생활을 하는 이들은 하느님으로부터 특별한 신분에로 불리워져 교회의 삶에서 특별한 은혜를 누리는 것이며, 각각의 수도회의 목적과 정신에 따라 그 수도회의 구원 사명에 함께하게 된다. 즉 수도생활의 특징은 공동생활이라 할 수 있고, “믿는 사람들은 모두 함께 지내며 모든 것을 공동으로 소유하고, 재산과 재물을 팔아서 모든 사람에게 각자 필요한 만큼 나누어 주었다. 그리고 날마다 한마음으로 성전에 열심히 모이고, 집집마다 돌아가며 빵을 떼고 신명나는 순박한 마음으로 음식을 함께 들며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그리하여 온 백성에게 호감을 샀다. 주님께서는 그 모임에 구원받는 사람들을 날마다 늘려 주셨다.”(사도행전 2, 44-47)는 초대교회를 본받아 복음의 가르침과 성스러운 전례, 기도를 통하여 회원들이 성장하고 서로 존중하며 형제적 친분 중에 생활하게 된다. 각 수도회는 그 설립 이념에 따라 각기 고유한 방법(교육, 의료사업, 자선복지사업, 출판, 성당사목, 기도 생활 등)으로 교회와 사회에 봉사하며 복음을 전파하고 실천하게 된다.

1-3 사제 성소

사제직은 수품성사로서 주어지며 이 성상 의해서 사제는 ‘머리’ 이신 그리스도의 대리자로서 행동할 수 있게 되고 자기 직무를 수행하는 데에 있어서 주교의 협력자가 된다. 사제의 의무는 하느님의 복음을 모든 사람에게 전하는 것과, 그리스도께서 제정하신 여러 가지 성사를 집행하여 교회의 모든 신자들이 생명의 은총 안에 성장하도록 도와주는 것, 또한 교회의 이름으로 하느님의 가족을 위해 봉사하는 일이다. 사제는 성무일도(사제 고유의 특별한 기도생활)로써 자기에게 맡겨진 모든 백성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온 세계를 위하여 교회의 이름으로 하느님께 기도하며, 끊임없이 그리스도를 닮고자 노력하고 특별히 가난과 순명의 생활, 독신생활을 통해 한결같은 마음으로 주님 안에서 주님을 통하여 하느님과 사람들에게 봉사하게 된다. 이상과 같이 교회 내에는 신분에 따라 세 가지의 성소가 있다. 이들은 서로가 구분되는 것이 사실이나 분명히 한 가지 목표를 함께 지니고 있다. 그것은 자기가 선택한 또는 주어진 신분과 직책 안에서 끊임없이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고 이를 구현하는 것이다. 그것은 타인의 성숙을 돕는 모습으로,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한 이웃 봉사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스승이며 주인인 내가 너희의 발을 씻어주었으니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주어야 한다. 내가 너희에게 한 일을 너희도 그대로 하라고 본을 보여준 것이다”(요한 13, 14-15)라는 말씀이 모든 그리스도인의 성소의 바탕이 되어야 함을 분명히 인식해야 할 것이다. 여기서는 세 가지 성소 가운데 수도성소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