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림
2001-01-04 13:49
3236
[담화] 2001년 제18회 자선 주일 담화
제18회 자선 주일 담화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를
어려운 이웃에게 전합시다


친애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1. 우리는 지금 제삼천년기의 첫 번째 해를 정리하는 마지막 달을 보내고 있습니다.
삼천년기를 맞이하며 우리 모두는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새로운 세기의 첫 해가 기쁨과 평화로 가득한 해가 되기를 고대했습니다. 그러나 오늘 우리는 이러한 기쁨과 평화 대신 고통과 아픔을 겪고 있습니다. 지난 세기말에 시작된 세계화는 가난한 나라와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빈곤의 심화로 고통을 가져오고 있으며, 테러와 이에 대한 보복으로 전 세계가 전쟁의 공포 속에서 아픔을 겪고 있습니다. 우리 나라 또한 IMF의 관리 경제 체제를 외형적으로는 벗어났다고 하나, 아직도 수많은 노숙자들이 추운 겨울을 길거리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2. 이러한 현실 속에서 이제 우리는 주님의 탄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주님의 탄생은 바로 한없이 자비로우신 하느님을 우리에게 알려 주실 예수 그리스도(자비로우신 하느님 1항)의 강생 사건입니다. 강생하신 그리스도를 만나는 것은 바로 아버지를 만나는 것입니다(요한 14,9 참조). 그리스도는 아버지께서 사랑이며 자비로운 분이시라는 것을 알려 주시기 위하여 우리에게 오십니다. 특별히 고통과 아픔 속에 있는 이들에게 다가오십니다. 초라한 구유에 힘없는 아기로 가난하게 태어나심으로써 그리스도께서는 탄생 순간부터 이들과 함께 하시어 기쁨이 되셨습니다. 한마디로 그리스도의 강생은 사랑과 자비의 육화(肉化)입니다.

3. 그리스도께서는 짧은 생애 동안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를 가난하고 고통받고 소외된 이들에게 전하는 것을 당신 사명으로 삼으셨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말씀의 선포만이 아니라(루가 4,18-19), 행동으로 사랑과 자비를 보여 주셨습니다. 수많은 가난한 이들을 벗으로 삼으셨고, 고통받는 이들을 치유하여 주셨으며, 천대받는 이들을 끌어 안으셨습니다. 그리고는 마침내 모든 이들을 위하여 가장 가난하고 고통받으며, 천대받는 모습으로 십자가에서 돌아가셨습니다. 그분의 전 생애는 사랑과 자비 그 자체이셨습니다.

4. 이러한 주님으로부터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받은 계명은 하느님께 대한 사랑과 이웃에 대한 사랑입니다.
특별히 이웃에 대한 사랑은 가난하고 고통받고 소외된 이들에게 먼저, 그리고 특별하게 전해져야 할 우선적이고도 선호적인 사랑입니다. 이러한 사랑은 아픔과 절망에 빠진 이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전할 것입니다.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라고 기도할 때마다 우리는 이러한 사랑이 필요한 이들을 기억하여야 할 것이며, 실천적인 행동으로 그들에게 사랑을 나누어야 할 것입니다.

5. 한국 천주교회가 주님의 탄생을 기다리며 준비하는 대림시기의 셋째 주일을 자선 주일로 정한 것은 바로 하느님과 이웃에 대한 사랑을 다시 한 번 일깨우기 위한 것입니다.
미사 때마다 당신의 몸과 피를 우리에게 내어 주시면서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I고린 11,24-25 참조)고 하신 주님의 당부를 따라 우리의 것을 내어놓고 나눌 때, 어려운 이웃들은 고통과 절망 대신 삶의 기쁨과 희망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2001년 12월 16일 대림 제3주일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
위원장 장 봉 훈 주교